<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 Gut gegen Nordw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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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공허한 공간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어요. 자기가 어떤 일을 업으로 삼고 있는지는 점잖게 고백했지요. 당신은 저에게 이론적으로 멋진 홈페이지를 만들어주고, 저는 그 대가로 당신에게 현실적으로 (형편없는) 언어심리 평가서를 작성해줄 수는 있겠지요.

이게 다예요. 우린 이 도시에서 발행되는 별 볼일 없는 잡지 덕에 우리가 같은 공간에 살고 있다는 것은 알지요. 그것 말고 또 뭐가 있죠? 아무것도 없어요. 우리 주위에는 다른 사람이 없어요. 우린 그 어디에도 살고 있지 않아요. 나이도 없고 얼굴도 없어요. 우리에겐 밤낮은 구별도 없어요.

우린 시간 속에 살고 있지 않아요. 우리에게 잇는 것이라고는 두 개의 모니터뿐입니다. 그것도 철저하게 하나씩 각자 따로 가지고 있지요.
그리고 우린 공동의 취미를 가지고 있어요.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관심 갖기. 브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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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생각을 많이 해요.
아침에도, 낮에도, 저녁에도, 밤에도, 그리고 그 사이의 시간과 그 바로 앞, 바로 뒤 시간에도.
다정한 인사를 보냅니다. 레오.




다니엘 글라타우어








Memor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