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것은 없기에 Puisque rien ne dure>

























난 그가 아무것도 잊지 않기를 바란다. 그애에 대해서든, 우리 두 사람에 대해서든. 그가 과거를 부정할까 두렵다.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과거를 백지 상태로 돌리는 거라고 믿을까 두렵다. 과거에 존재했던 걸 믿으라고. 우리 자신 말고 어느 누가 우리에게 강요할 수 있단 말인가? 난 뱅상을 안다. 우리가 헤어지고 나면 그는 눈을 감고 결심할 것이다. 과거는 아무 의미도 없으며 모든 게 오늘 시작된다고. 이런 그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 그는 과거의 추억과 이미지들을 몰아내어 마음속 어두운 구석에 처박아둘 테지. 그리고 그것들이 거기서 뛰쳐나오지 못하도록 조심스러 빗장을 지를 거다. 어제는 아무 의미도 없으며, 내일이면 분명 모든 게 다시 태어날 거라 믿으며. 
그렇다고 그를 원망하지는 않는다. 그런 체념의 유혹을 느끼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로랑스 타르디외






Memor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