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죽이기 Tuer le père>


























48

「열다섯 살 때 난 거의 아무것도 먹지 않았어요. 식욕 부진 상태에 가까웠죠. 어느 날 엄마와 함께 산책을 하는데, 엄마가 풀밭에서 자라는 버섯을 가리키며 말했어요. <이건 소트라팽이란다.> 나는 먹을 수 있는 거냐고 엄마에게 물었죠. 그러자 엄마가 대답했어요. <아니야, 이건 독성이 있어.> 내가 곧장 그걸 먹어 보려고 하는 바람에 엄마는 하던 말을 끝맺지 못했어요. 그 후로 나는 그 버섯 생각만 했어요. 결국 그 독버섯들이 있던 곳에 몰래 가서 그것들을 먹어 치웠죠. 그러고 싶은 욕구가 맹렬하게 일었거든요. 그러고는 밤새도록 토했고, 결국 병원에 실려 갔죠.」
「자살하고 싶었던 거야?」
「그건 절대 아니에요. 엄마에게도 똑같이 말했죠. 당연한 일이지만 엄마는 내게 물었어요. <아무것도 먹지 않으려던 네가 독버섯은 왜 먹고 싶었니?> 그때 내가 할 수 있었던 유일한 대답은 그러고 싶은 욕구가 맹렬하게 솟구쳤다는 것뿐이었어요.」
「그럼 지금은? 지금은 다르게 설명할 수 있어?」
「아뇨. 열다섯 살엔 사람이 미쳐 돌아간다는 대답 밖에는요.」








161
「내 결정에 돈은 중요하지 않았어요. 당시 나는 고작 열다섯이었고, 아무도 나를 아들로 삼아 주지 않았죠. 내가 엄청나게 원하는데도요.」
「그래서 그런 괴물 같은 남자를 아버지로 삼았니?」
「다시 말하는데, 그 사람이 날 선택했어요. 그걸로 충분했다고요.」
「나도 마찬가지다. 나도 널 선택했어.」
「별로 그렇다고 볼 순 없죠. 그리고 당신이 처음으로 날 선택한 것도 아니잖아요.」
노먼은 못 믿겠다는 듯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런 거냐? 그 사람이 맨 처음에 널 선택해서 더 좋았던 거야?」
「어쨌든 그 사람은 내게 접근하자마자 나를 매혹시켰어요. 아마도 그 사람이 처음이라 그랬을 거예요. 당신에 대해 말하자면, 당신을 존중하고 높이 평가하긴 했죠. 하지만 당신에게 매혹되진 않았어요.」
「그래서 나는 훌륭한 아버지가 되지 못한다는 거냐? 아버지는 자기 아들을 매혹해야 하는 사람이 아니야.」
「이제 난 당신 입에서 나오는 늙은 보이 스카우트 같은 말에 전혀 설득되지 않아요. 나는 아버지의 매혹만큼 필수적인 매혹은 없다고 생각해요.」
......「바보같이 굴지 마. 그 사람은 널 이용해 수백만 달러를 얻어내려 했을 뿐이야. 그게 다라고!」
「난 그분이 그 돈을 갖게 돼서 행복해요. 사기도박은 나를 선택해준 데 대한 내 감사의 마음을 표현한 것이고요.」
노먼은 조를 바라보았다. 조는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다. 몇 년 전 크리스티나는 노먼에게 열다섯 살 때는 사람들이 미쳐 돌아간다고 했다. 조는 스물두 살인데도 아직 그런 상태에 머물러 있었다. 그 남자가 그 위태로운 나이에 조를 매혹하고 조에게서 이성을 영원히 앗아가 버린 것이다.



 




167

「당신은 크리스티나와의 사이에 아이를 가질 수도 있었어요. 아마 지금도 그럴 수 있을 거고요.」
「당신은 이해하지 못해요. 내게는 이미 아이가 하나 있습니다. 내가 선택한 아이지요.」
「하지만 그 아이는 당신을 선택하지 않았잖아요.」
「나는 그 아이의 생각이 바뀌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아이가 나를 공정하게 평가해 주기를 말입니다.」
「그 아이가 공정함 같은 것엔 도통 관심이 없다는 걸 모르나요?」
「그 아이가 틀렸습니다. 사람은 공정해야 해요.」
「당신도 틀렸어요. 당신은 당신의 인생과 그 아이의 인생 모두를 망치고 있어요.」
「달리 어찌 행동할 도리가 없습니다. 아버지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아이는 그것 때문에 괴로워하지요. 하지만 그보다 더 큰 괴로움이 존재합니다. 바로 자기 아이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아버지의 괴로움이지요.」
그가 등을 돌렸다. 그는 더 이상 나와 이야기하기를 원치 않았다.
사람들은 자기 아들이 자기를 닮았다고 말한다. 그러나 거꾸로 아버지가 아들을 닮는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노먼이 미치광이가 된 것처럼.




아멜리 노통브





 

Memor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