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더 선 시스터 문 ブラザー.サン シスター.ムーン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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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코자키 감독님께 영화란 무엇인가요?"
자리에서 일어서려던 감독은 한순간 멍한 표정을 지었다.

심상풍경. 내털리 우드. 참다운 소녀들.
절도 있는 영화. 조리가 서는.
대사도 없이 영상만으로 이야기한다.
뱀이 떨어지는 오후. 버드나무. 바인더를 퉁기는 소리.
성 프란체스코. 샌프란시스코 어원.
세 사람이 나란히 앉은 좌석. 부드러운 어둠.

"......아까 내가 <젊은이의 양지>를 좋아한다고 했잖아요?"
"네."
기고가는 엉거주춤한 자세로 하코자키 하지메의 얼굴에 천천히 퍼지는 미소를 보았다.
"그게, 그 영화에 개인적으로 베스트 3로 꼽는 대사가 나와서거든요."
"저런, 어떤 대사죠?"
기고가는 당황해하면서도 말을 받았다.
그것이 그에게 영화란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냐는 의문이 표정에 드러나 있었다.
하코자키 하지메는 일어나 짐을 들었다.
그 얼굴에서 웃음은 사라지지 않았다.
"끝부분에서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살인죄로 고발된 몽고메리 클리프트한테 하는 말이에요. 난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그렇게 예쁘다고 생각해본 적 없지만, 그 장면의 엘리자베스 테일러만은 아주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죄송합니다. 그 영화 보기는 했는데 잊어버렸어요. 뭐라고 했죠?"
기고가는 머리를 긁적였다.
"이렇게 말해요."
하코자키 감독은 기고가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며 빙긋 웃었다.
"우리는 헤어지기 위해서 만난 거군요."




온다 리쿠







Memor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