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에 관한 짧은 이야기 Eine Kurze Geschichte Vom Glü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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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인생의 가장 멋진 순간들은 의식하지 못하는 새 지나가버리지 않던가. 앞으로 더 멋진 일이 일어날 거라는 끝 모를 기대에 가려 행복한 순간들은 덧없이 우리를 스쳐간다. 그 행복이 일상이 되고, 좋았던 순간은 한때의 메아리로 남아 기억 한편에 자리 잡는다. 행복했던 순간들의 기억은 모호하다. 그 순간을 꽉 움켜쥐지 않았으므로. 아니, 의식조차 못하고 지나가버렸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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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자신을 찾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서 벗어나는 것이다. 자아가 명령하는 것, 부담을 지우고 시험하는 것은 집에서나 할 일이다. 거기선 작고 무수한 바늘로 이루어진 일상이 찌르고, 독을 마시고, 공기를 태우고, 국지전에 사용될 무기들이 땅 한 뼘 점령하지도 못하면서 사람의 영혼을 갉아먹는다. 여행은 사람을 바보로 만든다. 그것을 깨닫기 위해 나는 오래 떠돌았다. 그리고 그게 좋았다. 내가 원하던 것은 바로 그것이었다. 바보가 되는 것.

나는 호텔에서 아침을 먹지 않고 카페로 나갔다. 나는 도시 전체에 반했다. 모든 게 맘에 들었다. 자신의 페이스를 잃지 않고 유유히 살아가는 모습, 각자의 별을 품고 함께 모여 태양계 루카에서 작은 은하수를 이루는 사람들. 카푸치노 맛은 환상이었다. 샌드위치 역시. 기분이 좋았다. 오늘을 위해 나는 충분히 바보스러웠다.




토미 바이어





Memor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