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당 Cathedral>


























깃털들
체프의 집
보존
칸막이 객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비타민
조심
내가 전화를 거는 곳
기차
굴레
대성당






내가 전화를 거는 곳

나는 주머니에서 동전을 꺼낸다. 아내에게 먼저 걸어볼 작정이다. 만약 전화를 받는다면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그게 전부다. 일을 만들고 싶지는 않다. 목소리를 높이지도 않을 것이다. 그녀가 먼저 시작한다고 하더라도. 그녀는 내가 어디에서 전화를 거는지 물어볼 테고 나는 말해야만 할 것이다. 새해의 결심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농담할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다. 그녀와 통화한 뒤, 나는 여자친구에게 전화를 걸 것이다. 어쩌면 그녀에게 먼저 전화할지도 모르겠다. 나로서는 그녀의 아들이 전화를 받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여보세요, 자기야?” 그녀가 전화를 받으면 그렇게 말하리라. “나야.”





대성당

그는 입 밖으로 연기를 내뿜었다. “수백 명의 일꾼들이 오십년이나 백 년 동안 일해야 대성당 하나를 짓는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지.” 그가 말했다. “물론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는 걸 들은 거야. 한 집안이 대대로 대성당을 짓는 일을 했다는 것도 알고 있어. 텔레비전에서도 그렇게 말하고 있고. 평생 대성당을 짓고도 결국 그 완성을 보지 못한 채 죽는다더군. 이보게, 그런 식이라면 우리도 별반 다르지 않은 게 아니겠는가?”





레이먼드 카버






Memor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