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장속의 아이 L'Enfant Dans le Placard Par>









까마득한 우물 같은 벽장. 아이는 이 벽장 벽에다 몸을 부딪치며 어둠 속을 더듬는다. 어둠은 잔인하다. 움직이지도, 보이지도, 들리지도, 소리 내지도 않지만, 공포는 어디에나 존재한다. 사악한 짐승처럼 몸을 도사린, 끈덕지고 강렬한 공포. 독버섯, 독사처럼 독살스럽고 독기 어린 그 검은 공포. 쿵쾅거리는 심장 소리가 그치길 기다리면서, 아이는 이 공포의 구덩이 속에서 몸을 잔뜩 움츠린 채로, 헝겊 조각으로 눈물을 닦고 코를 푼다. 아이는 굵은 땀방울들로 공포를 몰아내려 애쓰지만, 이미 자리를 잡고 앉은 공포는 꿈적도 않는다. 그 무엇으로도 물리칠 수 없는 공포는, 아이의 안에도 아이의 밖에도 있다. 엄마의 낡은 원피스 안으로 도망쳐 숨어도 소용없다. 엄마의 원피스는 그저 얼굴만 가려줄 뿐, 공포와 맞서 싸울 힘을 주지는 못한다.




오틸리 바이







1982년 8월, 프랑스 언론들은 일제히 경악할 만한 한 사건을 보도했다. 다비드 비송(David Bisson)이란 한 아이가, 자신의 친엄마와 새 아빠에게 4살부터 12살까지 8년 동안 상상조차 하지 못할 만큼 끔찍한 학대를 받은 것에 대한 보도였다.



아이는 처음 몇 년 동안은 욕실 귀퉁이의 수도관에, 그 후 몇 년 동안은 새 아빠와 엄마가 쓰는 침대 다리에 묶여, 그 후부터 발견되기 전까지는 캄캄한 벽장 속에 갇혀 지내야만 했다. 오랜 시간을 암흑 속에 갇혀 지내다가 발견된 아이를 사람들은 다비드라는 이름 대신 '벽장의 아이'로 불렀다.


토사물을 억지로 먹어야만 했고, 물을 가득 받은 욕조에 머리를 처박아야만 했고, 펄펄 끓는 물에 손을 넣어야만 하는, 상상을 초월하는 끔찍한 학대를 부모로부터 받아야만 했던 다비드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8년 중 가장 끔찍했던 순간은, 모든 이에게 버려진 채로 벽장 속의 어둠 속에 버려진 시간들이었다"고 말했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409464










Memor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