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뻬씨의 시간 여행 Le Nouveau Voyage d'Hector : A la poursuite du temps qui pas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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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만했던 삶이란 어떤 거라고 생각들 하시는지요?"
백 살이 넘은 두 노인은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더니 웃음을 터트렸다. 보기 좋은 모습이기는 했지만 꾸뻬로서는 말문이 막힐 수 밖에 없었다.
결국 나비넥타이를 맨 노인이 웃음을 멈추더니 아주 진지한 어조로 말했다.
"충만했던 삶이라는 생각은 아주 잘못된 걸세. 왜냐하면 자신의 생애를 자기가 원하는 만큼 채운다는 건 불가능하니까 말일세. 살다보면 자신의 삶을 실수로도 채우게 되는 법이지. 중요한 건 어느 순간에 그걸 잘 채우는 거지. 아니, 중요한 건 어떤 순간들을 충만하게 사는 거라고도 말할 수 있겠지."
이번에는 챙 모자를 쓴 노인이 말했다.
"그리고 현재를 가득 메우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자주 공백상태로 만들어야 하는 법일세."
꾸뻬는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었다. 그는 어느 순간을 즐기기 위해서는 다른 일로 걱정하지 말고 그것이 우리를 가득 채우도록 그냥 내버려두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나비넥타이 노인.
"인생은 채워야 할 병 같은 게 아닐세. 그보다는 차라리 음악에 가깝지. 어느 순간에는 따분하게 느껴지지만 또 어느 순간에는 더 강렬하게 느껴지는 음악 말일세. 음악은 시간에 관한 아주 훌륭한 생각들을 제공해준다네. 어떤 음이 자네를 감동시키는 건 오직 자네가 그 이전의 음을 기억하고 그다음의 음을 기다리기 때문일세……. 각각의 음은 어느 정도의 과거와 미래에 둘러싸여 있을 때만 그 의미를 가진다네."




프랑수아 를로르






Memor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