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괴한 라디오 The Stories of John Cheever>


























참담한 작별
그저 그런 날
기괴한 라디오
부서진 꿈들의 도시
하틀리가족
서턴 플레이스 이야기
여름 농부
애절한 짝사랑의 노래
황금 단지
바벨탑의 클랜시
가난한 자들에게는 슬픈 날,크리스마스
이혼의 계절
정숙한 클라리사
치유
아파트 관리인



참담한 작별

우리 가족은 언제나 정신적으로 매우 가깝게 지내왔다. 나는 가족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지는 않지만 우리 가족과 그들이 사는 바닷가, 내 생각으로는 우리의 핏속에 섞여 있을 것 같은 바다의 소금기를 떠올릴 때면 내가 포머로이 집안의 일원이라는 것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 …… 내가 이 이야기를 하는 것은 우리 가족사에 무슨 관심이 있다거나 그 독특하다는 느낌이 내게 어떤 깊고 중요한 의미가 있어서가 아니라, 우리가 여러 가지로 다름에도 서로에게 충실하다는 것과 그 충살함에 조금이라도 금이 가면 혼란과 고통을 불러온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
나는 그에게 돈을 걸고 하는 내기의 단순하고도 강렬한 즐거움을 설명할 수 없었고, 나에게는 그가 게임 테이블 가장자리에 앉아서 우리가 서로의 영혼을 걸고 게임을 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 끔찍하게 여겨졌다. 그가 침착하지 못하게 방 안을 두 세 바퀴 돌고 나서 늘 그랬듯 우리에게 마지막 화살을 날렸다. “나는 모두들 미쳤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어.” 그가 내뱉었다. “이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밤이면 밤마다 갇혀 있는 게. 자, 가자고, 루스. 이제 그만 자야겠어.” 




존 치버






Google 20120815




Julia Child 미국 요리 연구가
줄리아 차일드 탄생 100주년









<사랑은 대단한 게 아니다 L'amour est tres surestime>


























사랑은 끝났다

뭐가 뭔지도 전혀 모르겠고, 더 이상 그를 사랑하지도 않는다. 확인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든다. 확신이 필요하다. 하지만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그를 사랑하면서도 동시에 사랑하지 않는 건 사실이다. 결정을 내려야 할 것 같긴 한데, 이는 꽤 성가신 일이다. 머릿속으로는 그를 사랑한다고 생각하지만, 목욕 가운 차림으로 거실을 활보하고 돌아다니는 그를 볼 때면 정말이지 미쳐버릴 것만 같다.






그 사람의 자리

말이란 건 참 쉬워. 그 사람을 잊었다고, 말은 쉽게 할 수 있어. 그냥 보이는 것에 만족하기도 참 쉽지. 아빠, 그 사람은 말이야. 살아 숨 쉬는 심장처럼 그렇게 계속 움직이고 있어. 예측할 수는 없지만, 그 사람은 늘 움직이며 거기에 있어. 그런 그 사람의 존재를 내 뜻에 따라 쉽게 조절할 수 있을 때도 있고, 그런 그 사람의 존재가 내 의지와 무관하게 불현듯 나타날 수도 있어. 잠잠하다 싶으면 어느 새인가 대놓고 들이댈 때도 있지. 이제 그 사람은 나와 늘 함께 지내고 있어.






시간이 흐르고

우리는 서로를 보며 힘을 얻었다. 당신이 나를 봐주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내가 그 어떤 행동이든 과감히 실천하기에 충분했다. 사람들은 시선이 가진 위력을 과소평가하고, 그 시선이 어떻게 존재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지 못한다. 대개는 그 시선이 없어지고 나야 이를 깨닫는다. 그러고 나서야 어떤 힘이 내 곁을 떠났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그러고 나서야 이제 불안이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됐다는 걸 알게 된다.





브리지트 지로






Memor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