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 信條
무한히
작은 사물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무한히 작은 사물들의
빛 속에서 딱 한 번
겨우 숨을 쉰다. 혹은 그 어느 것도
이 어둠의 유혹을
벗어날 수 없다. 눈(目)은
우리가 지금의 우리이기보다는
우리를 만들어 온 것에 지나지 않음을
알게 될 것이다. 아무 말 안 하기. 이 말만 하기:
우리의 삶 자체가
그것에 달려 있음을.
나 자신을 기리며
그냥 멈추었다.
내 목소리가 멈춘 곳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것처럼. 나 자신,
내가 말할 수 없는
한 단어의 소리가 되었다.
너무나 많은 침묵이
생각에 잠긴 이 몸뚱어리 속의
삶에 주어졌다. 내면의
단어들의 북 치는
소리. 너무나 많은 단어들이
내 안의 넓은 세상 속에서
길을 잃었다. 그래서 알게 되었다
나도 모르게
내가 이곳에 있음을.
이곳이 세상인 양.
폴 오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