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말해줄래, 장미가 발가벗고 있는 건지
아니면 그게 그냥 그녀의 옷인지?
나무들은 왜 그들의
뿌리의 찬란함을 숨기지?
누가 도둑질하는 자동차의
후회를 들을까?
빗속에 서 있는 기차처럼
슬픈 게 이 세상에 또 있을까?
28
노인들은 왜
빚이나 회상(火傷)을 기억하지 못할까?
놀란 아가씨한테서 나는
냄새는 진짜일까?
가난뱅이들은 왜 그들이 가난에서
벗어나자마자 이해하지 못할까?
당신의 꿈속에서 울릴
종을 당신은 어디서 찾을까?
29
태양과 오렌지 사이의
왕복 거리는 얼마나 될까?
태양이 그 불타는 침대 위에서
잠들었을 때 누가 그걸 깨우나?
지구는 하늘의 음악 가운데서
귀뚜라미처럼 노래하나?
슬픔은 진하고
우울은 엷다는 건 사실인가?
49
내가 바다를 한 번 더 볼 때
바다는 나를 본 것일까 아니면 보지 못했을까?
파도는 왜 내가 그들에게 물은 질문과
똑같은 걸 나한테 물을까?
그리고 왜 그들은 그다지도 낭비적인
열정으로 바위를 때릴까?
그들은 모래에게 하는 그들의 선언을
되풀이하는 데 지치지 않을까?
우리는 구름에게, 그 덧없는 풍부함에 대해 어떻게 고마움을 표시할까?
사랑, 그와 그녀의 사랑, 그게 가버렸다면, 그것들은 어디로 갔지?
보들레르가 울 때 그는 검은 눈물을 흘렸나?
내가 마침내 내 자신을 찾은 곳은 그들이 나를 잃어버렸던 곳인가?
나무가 하늘과 대화할 수 있기 위해 땅에서 배운 게 무엇일까?
왜 우리는 다만 헤어지기 위해 자라는데 그렇게 많은 시간을 썼을까?
슬픔과 기억 중에서 어떤 게 혁대에 더 무겁게 달릴까?
봄은 꽃피지 않는 키스로 당신을 속인 적이 없는가?
어떤 언어에서 비는 괴로운 도시들 위로 떨어지나?
새벽에, 어떤 부드러운 음절을 바다 공기는 되풀이하나?
내가 멀리서 바라본 건 내가 아직 살아보지 않은 것인가?
파블로 네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