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혼 : 너를 위해서라면 일요일엔 일을 하지 않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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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와 친밀도를 더해가며
그의 하루는
모든 걸 제쳐두고 그녀를 떠올리며 눈의 초점을 잃은 채
웃음을 흘리는 것으로 채워졌다.
그녀의 존재만으로도 밝음과 어둠의 모든 시간이 의미가 있었다.
그리고 이런 비생산성은
오로지 그에게만 가치가 있을 여러 경험들로 전이되었다.
그는 그 모든 것에 추억이라는 이름을 붙이며
오드리 토투를 비롯한 세상의 모든 여자들에게 작별을 고했다.
세상을 완성시키는 것은 그녀의 실존이었고
종종 엉뚱함을 발산하는 그녀의 행동들은
세상과의 완벽한 조합을 이루며
다른 차원의 세상을 그에게 선사했다.




오영욱




<무의미의 축제 La Fete de L'insignifi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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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델로, 오래전부터 말해 주고 싶은 게 하나 있었어요. 하찮고 의미 없다는 것의 가치에 대해서죠. 그 당시에 나는 무엇보다 당신과 여자들의 관계를 생각했어요. 당신에게 카클리크 이야기를 해 주고 싶었죠. 아주 친한 친구인데, 당신은 몰라요. 그래요. 넘어갑시다. 이제 나한테 하찮고 의미 없다는 것은 그때와는 완전히 다르게, 더 강력하고 더 의미심장하게 보여요. 하찮고 의미 없다는 것은 말입니다, 존재의 본질이에요. 언제 어디에서나 우리와 함께 있어요. 심지어 아무도 그걸 보려 하지 않는 곳에도, 그러니까 공포 속에도, 참혹한 전투 속에도, 최악의 불행 속에도 말이에요. 그렇게 극적인 상황에서 그걸 인정하려면, 그리고 그걸 무의미라는 이름 그대로 부르려면 대체로 용기가 필요하죠. 하지만 단지 그것을 인정하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고, 사랑해야 해요.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해요. 여기, 이 공원에, 우리 앞에, 무의미는 절대적으로 명백하게, 절대적으로 무구하게, 절대적으로 아름답게 존재하고 있어요. 그래요. 아름답게요. 바로 당신 입으로, 완벽한, 그리고 전혀 쓸모없는 공연…… 이유도 모른 채 까르르 웃는 아이들…… 아름답지 않나요라고 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들이마셔 봐요, 다르델로,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이 무의미를 들이마셔 봐요, 그것은 지혜의 열쇠이고, 좋은 기분의 열쇠이며…….”




밀란 쿤데라




Memor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