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픽처 The Big Pic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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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떠날 시간이었다. 마지막으로 떠나기 전 식탁앞에 꼼짝도 하지않고 앉아 갖가지 물건들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흰벽, 수공 소나무 캐비넷, 조리대, 주방 기구들, 장식장에 깔끔하게 쌓인 흰 웨지우드 접시들, 메모판에 핀으로 꽃은 가족사진, 냉장고를 장식한 학교 알림장과 애덤의 그림. 
그 모든 것들이 나를 놀라게 했다. 
공간을 채우고, 시간을 채울 것을 계속찾아가는 과정이 축적되면 인생이 되는게 아닐까?
 ‘물질적 안정’ 이라는 미명 하에 이루어지는 모든 일은 그저 지나가는 과정일 뿐이라 생각하지만, 그 생각은 가짜일 뿐이고, 언젠가 새롭게 깨닫게 된다. 자기 자신의 등에 젊어진 건 그 물질적 안정의 누더기 뿐이라는 걸. 우리는 어쩔 수 없는 소멸을 눈가림하기 위해 물질을 축적하는 것이다. 자기 자신이 축적해놓은게 안정되고 영원하다고 믿도록 스스로를 속이는 것이다. 그래도 언젠가 결국 인생의 문은 닫힌다. 언젠가는 그 모든걸 두고 흘연히 떠나야 한다.




더글라스 케네디 






Memor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