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의 발견>































세치혀

하고 싶은 말은 산같이 쌓였어도
일단 한숨자고 일어나면
그 말을 하지 않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곤 하는 이유.










내가 책을 고르는 방법

어차피 살 만큼 산다고 해도 읽고 싶은 책을 다 읽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해야만 하는 각종 일과들을 다 처리하고 나면 시간도 그리 많이 남지 않게 된다. 그러므로 '어떤 책'을 선택적으로 읽을지 결정하는 일은 정말 중요하다.

내가 책을 고르는 기준은 이러하다.
첫째, 직접 손에 들고 몇 장을 훑어보았을 때 쉽다는 느낌보다 살짝 어렵다는 느낌이 드는 것.
둘째, 과거 현재 미래 중 무엇에 대해 다루든 결국 미래를 이야기하는 것.
셋째, 세상 어느 곳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든 지금 여기에 적용해볼 만한 이야기인 것.
넷째, 자기복제를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지나치게 다작을 하지 않은 저자의 것.
다섯째, 무엇무엇 하는 00가지 방법처럼 숫자로 사람을 현혹하지 않는 제목일 것.









나쁜 연애 상대 2 : 약자에게 강한 사람

흔히'강자에게 약하고 , 약자에게 강한 것'을 비겁한 성격을 대표하는 어떤 특징으로 보는 일이 종종 있다. 하지만 적어도 강자에게 약한 것을 그 자체만으로 쉽게 비난할 수는 없다. 강자에게 적당히 끊는 것도 현명한 사회생활의 일부일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굳이 '약자에게 강한'태도를 보인다는 것은 꽤 위험한 지표이다. 약자에게 어떻게 대하는가를 보면 그 사람 인격의 바닥이 어디인지 눈치챌 수 있기 때문이다. 감정노동을 하는 매장의 직원을 대하는 그 사람의 태도를 기억하기. 약자에게 어떤 모습으로 대하는지를 확인하면, 당신이 그와 사이가 좋지 않을 때 당신에게 어떤 식으로 대응할지를 그려볼 수 있다. 









어떤 질문

“오늘 하루 어땠어?”

고단했던 하루가 끝나가고 시계를 보며 퇴근을 기다리던 그 무렵, 그에게서 짧은 메시지가 하나 도착했다. 어떻게 그런 걸 물어봐, 라고 되물으니 그는 그저 내가 늘 궁금하고 걱정된다고 했다.
삼남매를 기르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던 내 어미아비에게조차 듣지 못했던 그 말, 나를 사랑한다고 말하고 나 역시 사랑을 맹세한 어떤 남자에게서도 들을 수 없었던 말, 오늘하루 어땠어, 하루의 해가 질 때면 누구에게라도 늘 듣고 싶었던 그 말.
사랑을 더욱 사랑답게 하는 것은, 이 사람을 더 사랑해야겠다고 용기내게 만드는 것은, 화려한 프러포즈나 값비싼 선물 같은 것이 아니다.
듣고 싶었던 한마디를 건네 그 마음의 온기를 더해주는 것.
그 외에 나는 우리를 구원하는 다른 방법을 더 알지 못한다. 





곽정은





Memor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