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回轉木馬のデシドヒ―ト 회전목마의 데드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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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가 제게 마지막으로 한 말은 아직 귓가에 또렷이 남아 있어요. ‘카로 택시지ㅡ좋은 여행 되시길.’”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무릎 위에서 양손을 맞잡았다. “멋있는 말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그 말을 떠올릴 때마다 전 이렇게 생각해요. 내 인생은 이미 많은 부분을 잃어버렸지만, 그건 하나의 부분을 끝낸 것뿐이라고, 앞으로 다른 뭔가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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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몸집이 작고 말랐지만 멋지게 균형 잡힌 몸매였으며, 온몸에 에너지가 흘러넘쳤다.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 입술은 야무지게 일자로 다물고 있다. 그리고 항상 약간 까칠한 표정을 짓고 있지만, 가끔 빙그레 미소지으면 주변의 공기가 마치 무슨 기적이 일어난 듯이 한순간에 누그러졌다. 나는 그녀의 인격에 관해서는 호의를 갖고 보지 않았지만, 그래도 그녀의 미소만은 좋아했다. 어쨌거나 좋아하지 않을 도리가 없는 것이다. 옛날 고등학생 시절 영어 교과서에서 '봄에 사로잡혀 arrested in a spring'라는 구절을 읽은 적이 있는데, 그녀의 미소가 바로 그런 느낌이었다. 대체 누가 따뜻한 봄 햇살을 비판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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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처음 봤을 때부터 그녀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나도 나름대로 귀하게 자랐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녀가 얼마만큼 귀여움을 받으며 자랐는지 손바닥 들여다보듯 알 수 있었다. 응석을 부리고, 늘 칭찬만 받고, 보호를 받고, 물질적인 혜택을 누리며 성장한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것만이 아니었다. 응석을 받아주거나 용돈을 주는 것이 아이의 버릇을 버려놓는 결정적 요인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주변 어른들이 표출하는 성숙하면서도 비뚤어진 갖가지 감정으로부터 아이를 보호하는 책임을 누가 떠맡느냐 하는 데 있다. 모든 사람이 그 책임을 회피하고 아이에게 좋은 얼굴을 보이고 싶어할 때, 그 아이는 확실히 버릇없는 아이가 된다. 마치 여름날 오후 모래사장에서 알몸으로 강한 자외선을 쬐는 것처럼, 막 태어난 그들의 보드라운 에고는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입게 되는 것이다. 결국은 그것이 가장 큰 문제다. 오냐오냐 키우고 부족함 없이 돈을 주는 것은 어디까지나 그에 따르는 부차적인 요수에 지나지 않는다. 





무라카미 하루키




Memor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