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당신이 다른 곳에 존재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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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이 뭔지 알아? 그건 우리가 입 밖에 내지 않은 말이야. 그 말은 우리의 시선 속에, 침묵 속에 들어 있었어. 전화로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어? 우리의 이야기는 예외적인 거였어. 난 그걸 진부한 짓들로 퇴색시키고 싶지 않아.” 






티에리 코엔






<미움받을 용기 嫌われる勇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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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러는 말했지. “오늘날 누가 가장 강한지 자문해 보라. 갓난아기가 논리적인 답이 될 것이다. 갓난아기는 지배하지만 지배받지 않는다.” 갓난아기는 연약한 존재라서 어른들을 지배할 수 있네. 그리고 연약하기 때문에 누구에게도 지배받지 않지.
……그런 관점에서는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물론 상처 입은 사람이 “너는 내 마음을 이해 못해”라고 하는 말에도 어느 정도는 사실이 포함되어 있겠지. 당사자의 기분을 온전히 이해하기란 도저히 불가능하니까. 하지만 자신의 불행을 ‘특별’하기 위한 무기로 휘두르는 한 그 사람은 영원히 불행을 필요로 할 수밖에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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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받기를 바란 나머지 ‘이런 사람이면 좋겠다’는 타인의 기대를 따라 살게 되지. 즉 진정한 자신을 버리고 타인의 인생을 살게 되는 거라네. 기억하게. 자네가 ‘타인의 기대를 만족시키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다’라고 한다면, 타인 역시 ‘자네의 기대를 만족시키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다’라는 걸세. 상대가 내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지 않더라도 화를 내서는 안 돼. 그것이 당연하지. 







212
자기 자신밖에 관심이 없는 사람은 본인이 세계의 중심에 있다고 생각하지. 이런 사람들에게 타인이란 ‘나를 위해 뭔가를 해줄 사람’에 불과해. 모든 사람이 나를 위해 행동하는 존재이며 내 기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네.
마치 왕자님과 공주님처럼요.
그래, 자네 말대로야. 그들은 ‘인생의 주인공’을 넘어 스스로를 ‘세계의 주인공’이라고 믿네. 따라서 다른 사람을 만날 때도 “이 사람은 내게 무엇을 해줄까?”그것만을 생각하지. 그런데ㅡ아마 이 부분이 왕자님이나 공주님과 다른 점이겠지ㅡ그 기대가 번번이 깨질 거야. ‘타인은 나의 기대를 채워주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지.
확실히 그렇죠.
그래서 기대가 채워지지 않을 때 그들은 크게 실망하고 심한 굴욕감을 느끼게 되지. 그리고 분개하네. “저 사람은 내게 아무것도 해주지 않았어”, “저 사람은 내 기대를 배신했어”, “저 사람은 이제 친구가 아닌 적이야”하고 말이야. 자신이 세계의 중심에 있다는 신념을 가진 사람은 머지않아 ‘친구’를 잃게 되네.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




Un Homme Et Une Femme A Man And A Woman, 1966




20th 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Ballet Boys




EIDF 2015





Tea Time




EIDF 2015





A French Laundry




EIDF 2015





<혼자의 발견>































세치혀

하고 싶은 말은 산같이 쌓였어도
일단 한숨자고 일어나면
그 말을 하지 않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곤 하는 이유.










내가 책을 고르는 방법

어차피 살 만큼 산다고 해도 읽고 싶은 책을 다 읽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해야만 하는 각종 일과들을 다 처리하고 나면 시간도 그리 많이 남지 않게 된다. 그러므로 '어떤 책'을 선택적으로 읽을지 결정하는 일은 정말 중요하다.

내가 책을 고르는 기준은 이러하다.
첫째, 직접 손에 들고 몇 장을 훑어보았을 때 쉽다는 느낌보다 살짝 어렵다는 느낌이 드는 것.
둘째, 과거 현재 미래 중 무엇에 대해 다루든 결국 미래를 이야기하는 것.
셋째, 세상 어느 곳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든 지금 여기에 적용해볼 만한 이야기인 것.
넷째, 자기복제를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지나치게 다작을 하지 않은 저자의 것.
다섯째, 무엇무엇 하는 00가지 방법처럼 숫자로 사람을 현혹하지 않는 제목일 것.









나쁜 연애 상대 2 : 약자에게 강한 사람

흔히'강자에게 약하고 , 약자에게 강한 것'을 비겁한 성격을 대표하는 어떤 특징으로 보는 일이 종종 있다. 하지만 적어도 강자에게 약한 것을 그 자체만으로 쉽게 비난할 수는 없다. 강자에게 적당히 끊는 것도 현명한 사회생활의 일부일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굳이 '약자에게 강한'태도를 보인다는 것은 꽤 위험한 지표이다. 약자에게 어떻게 대하는가를 보면 그 사람 인격의 바닥이 어디인지 눈치챌 수 있기 때문이다. 감정노동을 하는 매장의 직원을 대하는 그 사람의 태도를 기억하기. 약자에게 어떤 모습으로 대하는지를 확인하면, 당신이 그와 사이가 좋지 않을 때 당신에게 어떤 식으로 대응할지를 그려볼 수 있다. 









어떤 질문

“오늘 하루 어땠어?”

고단했던 하루가 끝나가고 시계를 보며 퇴근을 기다리던 그 무렵, 그에게서 짧은 메시지가 하나 도착했다. 어떻게 그런 걸 물어봐, 라고 되물으니 그는 그저 내가 늘 궁금하고 걱정된다고 했다.
삼남매를 기르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던 내 어미아비에게조차 듣지 못했던 그 말, 나를 사랑한다고 말하고 나 역시 사랑을 맹세한 어떤 남자에게서도 들을 수 없었던 말, 오늘하루 어땠어, 하루의 해가 질 때면 누구에게라도 늘 듣고 싶었던 그 말.
사랑을 더욱 사랑답게 하는 것은, 이 사람을 더 사랑해야겠다고 용기내게 만드는 것은, 화려한 프러포즈나 값비싼 선물 같은 것이 아니다.
듣고 싶었던 한마디를 건네 그 마음의 온기를 더해주는 것.
그 외에 나는 우리를 구원하는 다른 방법을 더 알지 못한다. 





곽정은





Memor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