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시간 그리고 이야기들 Relatos Absurdos>






























기대

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산을 걸어 올라가다가 우연히 '기대'를 만났습니다. 
남자는 찬찬히 '기대'를 살펴보았는데, 한 가지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기대'는 상상하지 못한 모습과 정확히 일치한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페르난도 트리아스 데 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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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P. Theo Angelopoulos 그리스 영화 감독 



<한 달 후, 일 년 후 Dans un mois, dans un 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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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파니의 충고에 따라 베아트리스를 잊으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당연히 그러지 못했다. 열정이란 삶의 소금이며, 열정의 지배 아래에서 사람은 소금없이 살 수 없다는 것ㅡ열정이 존재하지 않을 때는 너무나 잘할 수 있는 일이지만ㅡ을 그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
그는 길에서 친구들과 마주쳤지만 인사를 하지 않았다. 그리고 점차 사람들이 그에게 늘 기대했던, 방심한 매력적인 지식인이 되어갔다. 그는 신문을 읽을 때 공연란부터 읽었다. 사람들이 베아트리스에 대해ㅡ그녀에 대한 언급이 바야흐로 시작되고 있었다ㅡ어떻게들 말하는지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 다음엔 방심한 눈으로 연극 선전광고들을 죽 훑어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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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내일 전화할게요."
베르나르가 말했다.
그리고 자동차 창문 밖으로 머리를 다시 뺐다. 그는 그녀와의 이별에 모호한 안도감을 느꼈던 것 같다. 극히 열정적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그런 일이 일어나듯이. 열정적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은 상대방과 헤어진 다음 행복을 음미할 시간을 갖는다.
조제가 베르나르에게 미소지었다. 그녀는 파리의 밤을, 자동차의 소음을, 그녀 자신의 삶을 되찾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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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조제에게 이렇게 말할 생각이었다. '당신이 필요해요.' 그 말은 진실일 테지만, 아무것도 변화시키지 못할 터였다. 그가 그녀에게 그들의 사랑에 대해 말하자, 그녀는 그에게 사랑의 짧음에 대해 말했었다. "일 년 후 혹은 두 달 후, 당신은 날 사랑하지 않을 거예요." 그가 알고 있는 사람 중 오직 그녀, 조제만이 시간에 대한 온전한 감각을 갖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격렬한 본능에 떠밀려 시간의 지속성을, 고독의 완전한 중지를 믿으려고 애썼다. 그리고 그 역시 그들과 같았다.
그가 조제의 집에 전화를 했지만 아무도 받지 않았다. 그는 그 기분 나쁜 녀석을 기습하기 위해 조제에게 전화를 했던 요 전날밤을 떠올리고는 행복감에서 우러나오는 미소를 지었다. 조제는 손을 뒤집어 활짝 편 채 몸을 웅크리고 잠을 자고 있을 터였다. 그것은 그녀가 누군가를 필요로 하고 있음을 뜻하는 유일한 자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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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벤치에 앉았다. 비가 그치지 않고 내렸고, 그들은 피로감으로 죽을 지경이었다. 그녀가 자신은 그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했고, 그는 상관없다고 대답했다. 그들이 나누는 초라한 대화가 그들의 눈에 눈물이 차오르게 했다. 콩코르드 광장의 그 벤치와 자동차들의 끊임없는 물결만이 그 장소를 지배하고 있었다. 도시의 불빛들이 어린 시절의 기억들처럼 잔인해졌다. 그들은 두 손을 서로 붙잡고 있었다. 그가 고통에 흠뻑 젖은 얼굴을 빗물에 흠뻑 젖은 조제의 얼굴을 향해 숙였다. 그리고 그들은 열정적인 연인들의 입맞춤을 교환했다. 그들은 잘못 만들어진 인생의 두 예였다. 그러나 그 사실은 그들에게는 별 상관이 없었다. 그들은 서로를 퍽 좋아하고 있었다. 베르나르가 불을 붙이려다가 실패한, 빗물에 젖은 담배는 그들 삶의 이미지를 그대로 보여주었다.
그들은 정말로 행복한 것이 무엇인지 결코 알지 못할 것이고, 그들은 그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아무 상관없다는 것도 아련하게 알고 있었다. 아무 상관 없었다.




프랑수아즈 사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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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deon Sundback 지퍼 개발자
기드온 선드백 탄생 132주년







<치즈랑 소금이랑 콩이랑 チ-ズと鹽と豆と>































나는 같은 사물을 같이 '본다'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서로 다른 사고가 서로 다른 육체에 갇혀 있는 서로 다른 두 사람이, 어느 특정한 때에 특정한 장소에서 같은 사물을 같이 '본다'는 자체가 큰 의미를 가진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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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에 같은 음식을 같이 먹는다는 것은 의미 있는 행위다. 아무리 섹스하는 사이라도 별대의 인격이라는 사실을 바꾸지 못하는 두 사람이, 매일같이 똑같은 음식을 똑같이 몸속으로 집어넣는다는 행위는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에쿠니 가오리







Girls






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





Friedrich Fröbel 독일의 교육자, 유아 교육의 아버지
프리드리히 프뢰벨 탄생 23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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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ert Doisneau 프랑스 사진작가
로베르 두아노 탄생 100주년












<나한테 미안해서 비행기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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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욱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Rue des Boutiques Obsc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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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건물들의 입구에서는 아직도 옛날의 그곳을 건너질러 가는 습관을 익혔다가 그후 사라져버린 사람들이 남긴 발소리의 메아리가 들릴 것이라고 여겨진다.
그들이 지나간 뒤에도 무엇인가 계속 진동하고 있는 것이다. 점점 더 약해져가는 어떤 파동, 주의하여 귀를 기울이면 포착할 수 있는 어떤 파동이. 따지고 보면 나는 한 번도 그 페드로 맥케부아였던 적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었었다. 그러나 그 파동들이 때로는 먼 곳에서 때로는 더 세게 나를 뚫고 지나갔었다. 그러다 차츰차츰 허공을 떠돌고 있던 그 모든 메아리들이 결정체를 이룬 것이다. 그것이 바로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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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모든 것이 내게는 어찌나 종잡을 수 없고 어찌나 단편적으로 보였는지...... 몇개의 조각들, 어떤 것의 한 귀퉁이들이 갑자기 내 수사의 과정을 통하여 되살아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따지고 보면 인생이란 바로 그런 것인 모양이지요......
과연 이것은 나의 인생일까요? 아니면 내가 그 속에 미끄러져 들어간 어떤 다른 사람의 인생일까요?




파트릭 모디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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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dweard J. Muybridge 최초의 움직이는 사진 촬영
이드웨어드 머이브리지 탄생 182주년




Memories